최근의 연구 보고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학교에서 여러 형태의 지적 과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인지발달을 이루어간다. 피아제가 가역성이라는 논리적 개념에 의해 이 시기 아동의 지적발달과 과제 해결 능력을 이해하고자 한 것에 대해 최근의 정보처리 이론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아동이 보여주는 지적 역량에 의해 구체적 조작기 아동의 지적 능력 발달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의 대표적인 두 학자로서 흔히 신 피아제 이론가라 불리는 두 가지 이론을 간단히 살펴보자.
파스칼(Pascual)의 이론
파스칼은 아동이 특정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작용시킬 수 있는 스킴의 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구체적 조작기 동안의 중요한 인지발달이라 주장한다. 과제 A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은 모양과 크기라는 두 개의 형상적 스킴만 고려하면 된다. 이에 반하여 과제 B의 해결을 위해서 아동이 동시에 작용시켜야 할 스킴의 수는 모양, 크기, 색깔, 수의 네 개로 증가한다. 피아제의 구체적 조작기 분류 조작능력 발달이론은 이러한 과제의 정보처리 요구의 증가에 따른 아동의 과제 해결 능력의 연령 간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파스칼은 특정 연령 단계에서 아동이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최대 스킴의 수를 최대 지적 역량이라 지창하고, 그 양적 변화를 인지발달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3-4세경에 해당하는 최대 지적 역량으로부터 15세 이후 성인기의 역량에 도달하기까지의 발달적 변화를 준다. 6-11세 사이의 우리나라 아동을 대상을 행렬 과제에서 스킴의 수를 2개에서 6개까지로 다양화시켜 분류 조작 수행을 진단한 결과는 파스칼의 최대 지적 역량의 발달단계와 유사한 발달적 경향을 보여주었다.
케이스(Case)의 이론
케이스는 구체적 조작기 아동의 인지발달의 주요 과제는 조작의 효율성 증가라고 주장한다. 케이스도 파스칼과 유사하게 아동이 과제를 처리하는 작업기억 역량의 증가를 인지발달로 고려한다. 케이스에서 보듯이 아동의 작업기억은 조작공 간과 저장공간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한다. 조작 공간은 실제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동이 필요로 하는 작업기억량을 뜻하며, 반면에 저장공간은 처리된 정보들을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도록 저장해두는 공간을 뜻한다. 아동이 머릿속에서 계산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12x11의 도식을 그려서 한 단계식 절차를 거쳐서 계산해간다면 엄청난 양의 정보처리 역량이 요구될 것이다. 케이스에 의하면 아동이 정보를 처리하는 전체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조작 공간이 커지면 그만큼 저장공간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반하여 12x11의 계산절차가 자동화되어 120과 12의 합으로 효율적으로 처리되면 조작 공간은 작아지고 그만큼 저장공간이 커지게 된다. 저장공간이 클수록 아동의 인지적 능력은 유능한 것으로 나타난다. 초등학교 시기 동안 아동이 반복적인 연습과 숙달에 의해 과제 처리 능력을 길러가는 것은 자동화를 통한 조작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다. 케이스에 의하면 조작의 효율성이 증가하면 곧 조작 공간은 감소하며 저장공간은 증가하게 되므로 이 시기 아동의 인지발달은 촉진된다.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서 구체적 조작기가 끝나는 11-12세경부터 아동들은 형식적 조작기의 사고를 획득하기 시작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구체적 조작기 아동들은 가시적이며 구체적인 사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내재적인 사고를 통해 논리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형식적 조작기에 들어서면 아동들은 실제적이며 관찰 가능한 대상에 대한 조작의 한계에서 벗어나 가설적이며 명제적인 사태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구체적 조작기의 군성체 구조는 분류와 서열의 조작을 각각 별개로만 논리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데 반해, 형식적 조작기에는 이들 두 개의 질적 조작을 통합하는 구조가 획득된다. 형식적 조작 사고기의 인지발달의 특징은 청년기 발달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