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과정과 구조
아동기 기억 과정과 지식구조의 발달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정보처리 이론에서 설명하고 있는 기본 기억 과정과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최초로 표상이 형성되는 영아기의 기억 발달을 검토한 후 기억 방략의 발달과 지식구조 및 상위 기억의 발달을 살펴보겠다. 아동기의 기억 발달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선 인간의 기억 과정과 지식구조에 관한 기본개념들을 검토해보자. 인간의 기억 과정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 기명 과정, 받아들인 정보의 저장과정, 저장된 정보를 꺼내 쓰는 인출 과정을 포함한다. 감각 기명 과정에서는 우선 필요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선택적으로 부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동이 어떻게 환경 내의 자극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러한 능력이 연령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가는가를 검토하는 것은 아동기 기억 발달의 주요 과제가 된다. 정보의 저장과정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이한 이론적 모형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기억의 이중장치 모형에서는 정보가 저장되는 과정을 단기 기억과 장기기억으로 구분한다. 단기 기억에서는 정보가 청각 부호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보를 단기 기억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되풀이해서 암송하는 언어적 시연이 필요하게 된다. 단기 기억은 한정된 용량만을 가지고 있으며, 장기기억으로 전이시키지 못하면 약 20초 내에 저장된 정보는 소멸된다.
정보처리체계 과정
장기기억에서 정보는 의미적 부호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보를 단기 기억으로부터 장기기억으로 효율적으로 전이시켜 저장하기 위해서는 장기기억의 특성에 맞게 정보를 의미적으로 조직화하거나 기존의 정보와 관련짓는 정교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기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시연, 조직화, 정교화 등을 묶어 기억 방략이라 부른다. 아동이 이들 기억 방량을 사용하는 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는가의 문제는 아동기 기억 발달 연구의 주요 주제가 되어왔으며, 이곳에서 자세히 살펴보게 될 것이다. 정보가 저장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모형인 처리 수준 모형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이미 저장되어 있는 기존의 지식과 관련시켜 의미적으로 심도 있게 처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기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모형에서는 이미 저장되어 있는 기억 구조 내의 정보와 새로운 정보 간의 정교화 과정이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출 과정은 대체 조 재인과 회상 과정으로 구분된다. 재인은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꺼낼 수 있게 하는 인출 단서가 주어질 때 정보가 인출되는 과정이다. 회상은 환경 내에 단서가 없이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로부터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아동이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인출해내느냐의 문제 또한 아동기 기억 발달의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지식구조
인간이 어떤 형태로 정보를 장기기억 속에 저장하고 있는가는 중요한 기억 연구 과제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장기기억 속의 정보들은 어떤 형태로든 상호 관련된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구조는 이처럼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구조화된 정보를 의미한다. 이들 저장된 지식이 새로 들어오는 정보의 처리와 저장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점에서 지식기반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인간의 장기기억 구조와 그 기능은 상당한 발달적 변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기 일상의 경험 내용으로 구성되는 일화적 기억은 사건이 일어나는 순서에 따라 계열화하는 도식 구조 또는 사태 도식으로 저장된다. 그러나 아동의 인지적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추상적인 일반적 지식으로 구성되는 의미적 기억이 형성되며, 의미적 기억은 대체로 위계 망구조의 형태를 취한다. 이들 기억 구조와 그 기능의 변화과정 또한 아동기 기억 발달의 주요 연구과 제이다. 인간의 기억은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은 단순한 모사가 아니다. 저장된 정보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변용되기도 하며, 이렇게 해서 인출된 정보는 부조화되는 당시의 정보와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학자들이 구성 기억이라 부르는 이러한 기억 구조 변용 과정 또한 발달심리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