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적 기능 중 그림 및 언어
그림 또한 유아의 내적 표상이 표출되는 중요한 상징적 기능의 하나이다. 흔히 유아가 해를 그릴 때 눈, 코, 입을 그려 넣거나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다리까지 그려 넣는 것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심상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피아제의 아동화 연구를 바탕으로 기호적 기능으로서의 그림의 발달과정을 체계화하였다. 2-3세경에 유아가 처음으로 연필을 잡을 수 있게 되면 아무 목적 없이 긁적거려 형태를 만들고 우리 집, 불자동차 등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우연히 나타난 단순한 형태에 의도적으로 의미를 붙이는 단계를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우연히 나타난 단순한 형태에 의도적으로 의미를 붙이는 단계를 피아제는 우연적 사실성 단계라 지칭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3-4세경의 불확실한 사실성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유아는 자신의 심상을 형태로 재현하려 하지만 매우 불확실하다. 예를 들어 모자가 머리에서 떨어져 허공에 떠 있거나, 머리에 손이나 발이 붙어서 몸통이 없는 것과 같다. 세 번째로 5-7세 사이 지적 사실성 단계에서는 그림의 형태는 실제 모습에 가까워지나, 앞 단계와 같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의 관념적 심상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사람에게 눈이 두 개인 것을 알고 옆얼굴에도 눈을 두 개 그린다든지, 감자를 먹은 아이의 뱃속에 있는 감자를 투명인간처럼 그려내는 것은 이 단계의 특징적인 예이다. 8-9세 경이되어 시각적 사실성 단계에 들어서면 아동들은 비로소 심상이 아닌 눈에 보이는 실제 세계를 그리게 된다. 1세 6개월을 전후하여 표상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영아는 자신의 표상을 언어라는 상징을 통해 표현하기 시작한다. 피아제에 의하면 언어도 상징놀이나 그림과 동일한 기호적 기능의 하나이며, 비슷한 시기에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전 개념기 유아의 언어는 전 개념기 특유의 사고를 반영하게 된다. 따라서 전 개념기 유아의 언어는 전 개념기 특유의 사고를 반영하게 된다. 전 개념기 상징적 언어의 특징은 자기중심적 언어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중심화
전조작기 유아들은 모든 현상의 한 가지 측면을 고려할 수 있을 따름이어서 두 개 이상의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이를 통합하는 조작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다. 피아제는 이러한 전조작기 사고의 한계를 중심화라 부른다. 사고의 중심화 경향은 전조작기 인지발달의 거의 모든 특성에서 나타나지만, 자기 중심성과 직관적 사고를 통해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다. 자기 중심성이란 타인의 생각, 감정, 지각, 관점 등이 자신과 동일한 것으로 가정하는 전조작기 사고의 특징을 의미한다. 자기 중심성은 파아제가 밝혀낸 전조작기 유아의 여러 인지발달 특성들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개념이기도 하다. 피아제의 연구 중에서 전조작기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장 명료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이 시기 유아의 시각적 조망과 언어에서이다. 유아의 시각 조망의 자기 중심성은 유명한 피아제의 세 산 모형실험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자기중심적 언어
자기중심적 언어는 듣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생각만을 전달하는 전조작기 특유의 의사소통 양상을 뜻한다. 자기중심적 언어는 조망수용능력의 결핍으로 인해 나타나는 의사소통능력의 한계이다. 피아제는 이와 같이 자기 중심성으로 인해 의미 전달이 어려운 유아기 특유의 대화 형태를 집단적 독백이라 부르고 있다. 피아제가 유아의 전체 언어 중 자기중심적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을 연령별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7세부터 자기중심적 언어는 급격히 감소하여 사회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조작기 유아의 사고가 자기중심적이라는 피아제의 주장은 최근에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전조작기 유아도 대상에 따라 자신이 하는 언어적 표현을 적절히 조정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타인의 시각 조망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묶어 3-4세 유아가 탈중심화된 사고를 하고 있다고 단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