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득 이론적 접근
생득 이론에서는 인간의 언어발달이 후천적인 학습이 아니라 선천적인 언어 획득 기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의 대표적인 학자인 촘스키는 인간의 언어구조가 단편적인 학습에 의해 획득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은 한정된 언어적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문장 구조를 재빨리 터득하고 이를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 언어 획득 장치를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가정하였다. 언어 획득 장치란 뇌의 특정 구조나 부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언어 자극을 분석하는 일단의 지각적 및 인지적 능력을 뜻한다. 이러한 선천적인 언어처리능력에 의해 아동은 주변으로부터 듣는 여러 언어 자극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낱말을 연결시켜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언어구사능력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통사론적 발달의 과 일반화 예에서 6세 아동이 영어와 한글 낱말을 섞어 만들어낸 문장은 언어 획득 장치에 의한 문장 창조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문화권의 아동들이 공통적으로 생의 일정기간 내에 빠른 속도로 언어를 획득해간다는 사실은 언어발달의 생득 이론의 타당성을 지지해주는 것이다. 언어학자들이 언어적 보편성이라 부르는 모든 언어에 공통적인 어순과 문법적 특성들이 이와 관련하여 존슨이 미국에 이민 온 3세에서 39세 사이의 중국계와 한국계 사람들의 언어구사능력을 연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민 온 연령과 영어 구사능력은 뚜렷한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서 이민 온 연령이 낮을수록 영어 구사능력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연령과 언어능력 간의 관계는 사춘기까지만 의미 있게 나타날 뿐 사춘기 이후의 영어 구사능력은 이민 온 연령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언어발달은 언어 획득 장치가 활발하게 작용하도록 생득적으로 프로그램화된 기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언어발달의 생득적 이론이 많은 타당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때로 문법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며, 이들 부적절한 표현들은 많은 경우 모방된 것이며, 사춘기 이후에도 여러 형태의 언어발달이 서서히 이루어진다는 사실들이 생득 이론의 문제 접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지 발달론적 접근
인지발달 이론가들은 언어를 사고의 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된 과정으로 고려한다. 피아제와 비고스키가 이 입장의 대표적인 학자들이지만, 두 사람이 언어와 사고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입장에 차이가 있으므로 두 이론가의 견해를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또한 최근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의미론적 관점에서의 언어발달 기제도 간략하게 검토해보고자 한다.
피아제의 관점
피아제는 아동의 언어발달은 일반적으로 인지능력의 발달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첫째, 언어가 기호적 기능의 한 형태라는 점이다. 앞의 인지발달이론의 장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전조작기에 들어서면 유아는 다양한 표상과 개념들을 획득하고 형성하게 된다. 유아는 놀이, 그림 등 여러 가지 형태의 기호적 기능으로 자신이 가진 내적 표상들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표상의 표현형태 중의 하나가 언어이다. 흔히 피아제 이론에서 인지와 언어발달 간의 관계를 사고와 인지발달이 선행하고 언어발달이 뒤따르는 사고-> 언어의 도식으로 나타내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둘째, 초기 아동의 언어 속에는 자신이 새로이 획득한 인지적 지식들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인지언어적 연관성에 관한 예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아가 대상 영속성의 개념을 명확하게 확립할 시기에 이들의 일상 속에서 갔어, 없어 등의 낱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아동이 인과적 관계에 대한 지식을 획득한 무렵에 이들의 언어에서 때문에, 없어서 등의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