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소리 지각 발달
영아가 갖고 태어나는 소리 지각 능력은 성인이 감기가 들었을 때 약간 귀가 먹은 것처럼 느껴지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아의 청각능력은 출생 후 얼마 되지 않아 곧 성인의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전반적인 청각능력의 예민성에 비해 영아의 소리 변별 능력은 매울 높다. DeCasper는 빨기 조건 형성 실험을 통해 영아가 출생 후 3일 만에 어머니의 음성을 낯선 사람의 음성과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영아에게 빈 젖꼭지를 물려주고 평균적으로 빠는 속도를 잰 다음에 보통보다 좀 더 빨리 빨 때마다 어머니의 음성을 들려주었다. 이렇게 해서 젖꼭지를 빨리 빠는 행동과 어머니의 음성이 결합되면 영아는 어머니의 음성을 들려줄 때마다 젖꼭지를 빨리 빠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조건 형성된 영아에게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의 음성을 들려주었을 때 젖꼭지를 빨리 빨면 이는 영아가 어머니와 다른 여인의 음성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영아는 출생 후 3일 만에 명백하게 두 음성을 구별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출생 후 2-3개월 된 영아는 b와 p, d와 t 같은 유사한 자음의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도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결과들은 인간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소리 지각 능력을 매우 일찍부터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아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식별하는 능력은 흥미로운 발달 양상을 따른다. 출생 직후부터 영아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식별할 수 있다. 그러나 2-3개월 후에는 이 능력이 사라졌다가 4-5개월경에 다시 나타나는 U형 발달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출생 직후의 반사적 기능이 의도적 소리 지각 능력으로 대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아기 이후의 지각 발달
2세경에 접어들면서 유아의 지각 능력은 보다 정교화된다. 유아는 점차 단순한 도형보다는 선과 윤곽이 보다 복잡한 도형을 선호하며, 새로운 형태를 탐색하고자 하는 호기심도 점차 커진다. 2세 이후 지각 능력의 계속적인 발달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유아의 지각적 탐색 능력은 몇 가지 한계를 갖는다. 첫째 여러 대상에 대한 체계적인 탐색 능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대상을 가지런히 체계적으로 제시하면 4-5세와 6-8세 아동의 탐색 능력에는 차이가 없으나, 오른쪽 그럼처럼 비체계적으로 아무렇게나 제시하면 모든 대상을 빠뜨리지 않고 지각하는 능력은 6-8세가 4-5세보다 높게 나타난다. 둘째, 과제 해결과 관련되는 가장 중요한 속성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부족하다. 한쌍의 서로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두 그림이 같은가를 물으면, 유아들은 같다고 대답하는 오 반응을 나타내는 빈도가 높다. 이는 그림 속의 창문들이 대략적으로 살펴볼 뿐 하나의 창문 모양을 선택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지각적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유아는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속성을 동시에 지각하거나 이들을 통합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 부분-전체 도형을 보고 대부분의 6-7세 이전 유아들은 전체를 무시한 채 부분만을 지각하여 기린, 과자 등으로 대답하거나 부분은 무시한 채 전체만을 지각하여 하트 모양, 자전거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반해 8-9세의 아동은 기린으로 만든 하트 모양, 과자로 만든 자전거로 반응하여, 부분과 전체를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전 가능 도형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아는 동기에 들어서면 두 개의 형태를 식별해 낼 수 있다. 대상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관련 속성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여러 대상을 동시에 통합할 수 있는 유아기 지각능력의 발달은 여러 인지적 조작이나 지적 과제 해결의 기초가 되는 매우 중요한 발달과제이다. 따라서 유아기에 이러한 지각 능력의 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적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