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수집 방법
피아제가 전조작기라 명명한 입학 전 아동기 인지발달에 관한 보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시기 아동의 인지발달 수준이 그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 측면에서 입증하고 있다. 피아제가 입학 전 아동의 인지발달을 과소평가하게 된 원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지나치게 아동의 언어적 설명에 의존하는 피아제의 자료수집 방법이 문제이다. 피아제가 주로 준임상적 면접에 의해 유아의 내재적 사고를 진단해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준임상적 면접은 유아의 언어능력에 크게 의존하므로, 언어발달이 완전하지 못한 입학 전 아동들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입학 전 아동들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무엇이 바람을 불게 하지라는 질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할 때는 실제로 아동이 자연현상에 대한 정확한 인과 개념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인과성의 발달이 낮은 것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재적 능력과 수행 수준 간의 차이는 일찍부터 피아제 연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정보처리 부하량
피아제가 사용한 과제들이 유아의 처리하기에 너무 많고 복잡한 정보처리 부하량을 갖고 있어서 유아기 필요한 조직을 획득하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과제의 난이도로 인해 이해 발달 수준이 낮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정보처리적인 입장에서 유아의 인지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서 특히 이러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앞의 설명에서 보았듯이, 20개의 대상물을 주고 아동의 유목 포함 조작을 측정한 피아제의 과제가 4-5세 유아의 정보처리능력에 과중하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빨간 장미 세 송이와 노란 장미 두 송이로 과제를 단순화시키거나, 수 보존 관제에서 물건의 수를 둘 또는 세 개로 줄여주었을 때 유아의 조작 획득 수준은 훨씬 앞당겨진다는 연구결과는 이러한 비판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과제를 단순화시키면 우리나라 4-5세 유아의 63%가 공변 관계에서의 이과 추론이 가능하다고 보고도 한 가지 예가 된다.
생태계 타당성
피아제가 사용한 과제나 방법의 생태적 타당성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입학 전 아동들은 자신의 일상의 경험 속에서 접하는 친숙한 대상이나 상황이 아닌 경우에 자신의 인지적 역량을 드러내기 힘들다. 유아에게 친숙한 장난감이나 자연적 상황에서 공간지각을 진단하거나 나무토막이 아닌 과자로 보존 개념 형성 여부를 실험하면 그 획득 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도구의 생태적 타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유아의 일상생활에 친숙한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사태를 순서 짓게 하면 5세경의 우리나라 유아는 단일방향의 인과 추론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들은 생태적 타당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목 포함 조작
아동의 유목 포함 조작의 발달은 논리수학적 사고의 기초가 되는 유목의 위계구조 이해능력의 발달 양상을 보여주는 아동기 인지발달의 주요 지표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목 포함 조작의 획득 시기는 많은 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피아제 이후에 이루어진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동의 유목 포함 조작능력은 4-6세경에 이미 획득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획득 시기의 차이를 야기하는 요인들을 찾아내려는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유목 포함 조작은 수 헤아리기 능력에 의존하므로 장미꽃 두 송이와 백합꽃 한 송이처럼 각 유목의 수를 적게 해 주면 5-6세경의 유아도 유목 포함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꽃이나 동물 중에서도 아동에게 친숙하거나 전형성이 높은 과제를 사용하면 유목 포함 조작 획득 시기가 빨라진다. 이외에도 질문 양식, 과제의 지각적 특성, 실물 과제 대 그림 과제 여부 등 여러 요인이 유목 포함 조작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 아동의 유목 포함 조작에 관한 국내 연구를 보면, 전통적인 피아제 과제에서 우리나라 아동이 우목 포함 조작을 획득하는 연령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아동의 유목 포함 수행 수준은 전통적인 피아제 학파의 연구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6세 유아도 관련 요인들을 최적화하여 유목 포함 조작을 훈련시키면 60-80% 유아가 조작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나, 유목 포함 조작에 혼란을 주는 수 정보나 지각 정보를 제거하면 수행 수준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피아제 이후 인지발달 이론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