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물리학적 접근
정신물리학은 물리적 자극과 심리적 경험 간의 양적 관계에 관심을 갖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따라서 정신물리학적 접근에서 지각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형태나 소리를 식별하는데 필요한 자극의 최소 강도인 식역, 자극이 바르게 식별되고 있는가를 검토하는 지각의 정확성, 어떤 자극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가에 관한 지각의 선호성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영아의 시각 및 청각의 예민성, 변별력, 선호성 등에 관한 많은 지식들은 이 접근에 따라 이루어진 연구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정신물리학적 접근에서 영아기 지각연구에 일종의 방법론적 혁명을 가져다준 것이 프란츠의 지각적 선호성 실험이다. 프란츠는 영아지각실험장치를 고안했는데 이 장치는 여러가지 형태의 물체를 영아의 눈앞에 제시해주고 영아가 그 물체를 응시하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만일 영아가 어떤 물체를 다른 물체보다 더 오래 바라보면 영아가 그 물체를 다른 물체보다 던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영아가 두 물체를 변별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영아의 지각적 선호성이나 변별실험은 주로 습관화와 탈습관화 과정에 의해 실시된다. 예를 들어, 영아에게 사람 얼굴을 보여주면 영아는 흥미를 가지고 사람얼굴을 응시한다. 그러나 같은 사람의 얼굴을 계속 보여주면 영아는 싫증이 나서 더 이상 사람 얼굴을 보지 않으려 한다. 이 상태가 습관화 된 것이다. 사람 얼굴에 습관화된 영아에게 강아지 얼굴을 보여준다고 가정하자. 만일 영아가 사람 얼굴과 강아지 얼굴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영아는 습관화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강아지 얼굴을 응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아지 얼굴이 사람 얼굴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 습관화에서 벗어나 새로이 강아지 얼굴에 호기심을 가지고 응시하게 될 것이다. 이 상태가 탈습관화이다. 어떤 형태에 대해 탈습관화가 나타난다면 이는 곧 영아가 습관화되었던 이전의 형태와 새로운 형태를 변별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 된다. 또한 습관화 되기 전의 첫 번째 형태를 응시하던 시간보다 새로운 형태를 더 오래 바라보면 이는 새로운 형태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습관화와 탈습관화 과정으로 이전에 몰랐던 영아의 지각능력에 대해 놀랄 만큼 많은 사실들이 알려지게 되었따. 영아는 예상밖의 우수한 지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생후 6-9개월 된 영아는 두 개와 세 개의 물체를 변별할 수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는 영아가 일찍부터 수 개념을 갖고 잇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생태학적 접근
보다 최근에 지각발달 분야에서는 생태학적 접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각발달의 생태학적 접근은 개인이 몸담고 있는 환경 내 요소들을 지각하는 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며, 그러한 지각발달이 어떻게 생존과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 연구대상으로 한다. 지각이란 모든 잠재적 자극으로부터 왼계에 관한 정보를 탐색하고, 발견하고, 분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 의미를 획득하는 적극적인 과정이다. 예를 들어, 산삼을 캐는 사람이 산삼의 잎 모양과 닮은 모든 풀잎들을 탐색해가는 과정에서 점차 다른 사람은 알아내지 못하는 미세한 차이에 의해 산삼의 잎을 다른 잎과 변별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과정이 곧 지각발달이다. 생태학적 접근에서는 우리의 삶에 실제적인 의미를 갖는 환경자극의 맥락적 특성을 강조한다. 일상의 환경 내에서 탐색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존과 적응에 도움이 되는 환경의 의미를 찾는 지각발달 과정을 적소추구과정이라 부른다. 생태학적 접근에서 볼 때 모든 지각발달은 곧 적소추구과정이다. 작곡가나 지휘자가 음의 미세한 차이에 대한 청각적 예민성을 키워가게 되는 것도 모두 적소추구에 따른 지각발달의 과정이다. 적소추구로서의 지각발달은 출생 후 1년 사이에 크게 이루어진다. 영아는 물체가 다가오고 사라지는 것과 같은 움직임으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지각적 능력이 있으므로, 다가오는 물체를 피하는 적응행동이 가능하다. 점차 성장함에 따라 천을 강겨 그 위에 있는 물건을 손에 넣거나, 원통의 크기와 자신의 몸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적절한 크기의 원통으로 들어가거나, 자신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는 책상의 높이를 변별하거나, 장애물을 피해 걷는 등의 생태적 의미가 큰 여러가지 지각적 발달양상들이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