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영향상태
태아는 생리적으로 모체와 밀착되어 있으므로 모체를 통해 들어오는 각종 바람직하지 못한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로 인해 신체 및 정신적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태내 발달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태내 환경조건들을 유형별로 살펴보자. 수정에서 출산 시까지 태아는 성장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전적으로 모체가 섭취하는 영양에 의존하므로, 모의 영양상태는 태아의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내 환경이 된다. 모체의 영양이 부족하면 유산과 사산의 가능성이 높고, 발육이 늦으며, 신체적으로 기형이 될 확률이 높다. 특히 임신 초기의 영양결핍은 뇌와 신경계의 발달에 지장을 초래한다. 우간다 등 모의 영양결핍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나라에서 보고된 사례를 보면 초기 극심한 영양결핍으로 사산된 아기의 뇌의 무게는 정상 아기의 1/3에 불과하며, 신체기관의 크기는 6~25%에 그쳤다. 전체적인 영양상태뿐 아니라 특정 영양소의 결핍 또는 과잉 역시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 결핍은 골격, 콩팥, 장기관의 발육을 저해하며, 비타민 부족은 신체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철분의 부족은 자율신경계의 손상으로 나타난다. 당뇨병을 앓는 모의 당분 섭취가 높아지면 태아에게 선천적 백내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출생 직후 근육이 이완되거나 주의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요오드의 과도한 섭취는 태아의 갑상선 기능에 장애를 주기도 한다. 태아기의 영양부족이 지능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출생 후의 성장환경에 크게 의존한다. 출생 후 정상적인 환경에서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면 대부분의 아동들은 정상적인 지적발달을 보인다. 심한 가난 속에서 태어난 아동을 좋은 환경의 가정에 양자로 보냈을 때 지적 발달장애가 없는 것은 그 예가 된다. 그러나 출생 후에도 영양결핍이 계속되면 지적 발달의 지체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운동기능장애와 더불어 무관심, 무반응, 무기력 등 사회성 발달의 결함을 보이게 된다.
모의 질병
모체의 여러 가지 질병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이되거나 출생 시 태아에게 감염된다. 풍진은 태아에게 정신지체, 시각장애, 청각장애,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두려운 질병이다. 통계적으로 신생아의 약 4%가 풍진에 걸린 모체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신 후 첫 1개월 내에 어머니가 풍진에 걸리면 58%의 신생아가 장애를 보일 정도록 위험하며, 2개월까지도 위험률은 26~36%로 존속한다. 임신 5개월 후부터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퍼스는 태아가 산도를 통해 출산되는 과정에서 태아에게 감염되는 질병이다. 허 퍼스에 감염된 산도를 통해 출산되는 태아의 약 1/3 은 사망하며, 1/4은 뇌손상을 보인다. 당뇨 또한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임신 중에 당뇨병이 발생한 모체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정상 모체에서 태어난 아기보다 기형아가 될 확률이 3배로 증가한다. 최근에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체의 질병이 후천성 면역결핍증이다. 1991년도 미국 보고에 의하면 13세 이전 아동의 AIDS 감염수는 3,123명이며, 이 중 모체로부터 감염되고 태어난 영아의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모의 정서상태
임신 중 모의 정서상태가 태아의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심한 공포, 불안 등 모의 강한 정서적 경험은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되고 이것이 모의 혈액을 통해 태반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한 심한 정서적 충격은 일시적으로 태반에 혈액공급을 차단시켜 태아에게 산소결핍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태아의 신체 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출생 후 잘 울고, 잘 놀라는 등 정서적인 불안정을 보일 수 있다. 모의 연령은 일반적으로 25-29세 사이에 있을 때 태어나면 성장에 가장 좋은 태내 환경조건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근래에는 30-34세 사이의 임산모에게서 태아난 아기도 마찬가지로 최적의 발달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태아의 지적 발달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은 다운증후군에 관한 설명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10대 산모가 낳은 아기 또한 체중이 미달되거나 전반적인 미숙아가 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