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구조
다른 인지 이론가들과 마찬가지로 피아제도 아동의 모든 지적 활동의 기저에 있으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지구조의 존재를 가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란 여러 요소들이 상호 관련된 조직을 이룸으로써 보다 안정되고 광범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를 뜻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잡는 인지기능과 빠는 인지기능이 상호 관련되어 조직을 이루면 잡아서 입으로 가져가 빠는 계열적 행동체계가 가능함으로써 단편적인 기능보다 더욱 효율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물체와 물이라는 두 요소인 기능보다 더욱 효율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물체와 물이라는 두 요소가 상호 관련되면 물체는 물 위에 뜬다. 거나 물체는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는 인지구조가 이루어진다. 앞의 예처럼 감각운동적 기능이 상호 관련되어 이루어진 구조를 피아제는 감각운동적 도식이라 부르며, 실제로 특정 물체나 물이 눈앞에 없어도 이들의 내재적 표상을 상호 관련 지어 형성된 내재적 구조를 인지구조라 부른다. 인지구조는 직접 관찰될 수 없으며, 아동의 지적 행동을 통해 그 특징을 추론할 수 있을 따름이다. 아동에게 동물그림 4개와 식물그림 4개가 그려진 그림카드를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동물그림과 식물그림 중 반은 빨간색이며 나머지 반은 초록색이다. 아동에게 상자 주 개를 주고 이 그림카드를 같은 것끼리 한 상자에 모아보라고 지시하면 4세 이전의 보다 나이 어린 아동은 빨간색으로 칠해진 동물과 식물을 한 상자에 같이 담고, 초록색 동물과 식물을 다른 상자에 같이 담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5세 이후의 보다 나이 든 아동은 동물은 동물끼리, 식물은 식물끼리 분류한 것이다. 피아제는 이처럼 관찰된 아동의 분류 행동을 근거로 4세 이전의 아동은 지각적 분류 구조를 갖는 반면, 5세 이후의 아동은 개념적 인지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론한다. 이러한 추론은 아동의 지적 행동에 상응하는 인지구조의 존재를 가정하는 관계를 구조동 형성이라 부른다.
인지발달
아동이 기존의 도식이나 구조의 부적합함을 느끼고 인지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평형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결과적으로 항상 이전의 도식이나 구조보다는 보다 정교화된 상위의 도식이나 인지구조가 형성된다. 피아제는 이처럼 새로이 형성되는 인지구조는 이전의 구조와 질적으로 상이하다고 믿는다. 이러한 인지구조의 질적 변화를 크게 묶어보면 인간은 일생 동안 네 개의 상이한 통합 구조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인지발달단계이다.
피아제
피아제는 1896년 스위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주의 깊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중세의 역사가였고, 어머니는 감정적이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여인이었다. 피아제는 아버지에게 성실성과 꾸준함을 배웠고, 연구에 몰두하면서 어머니가 야기하는 가족 갈등과 긴장감을 해소하였다. 피아제는 어려서부터 과학자의 자질을 보였다. 10세 때 공원에서 본 참새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고등학교 시절 연체동물에 관한 연구는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10대 중반에 제네바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의 연체동물 연구부 관장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반바지를 입은 소년이라 응할 수 없어 정중히 사양했다는 일화를 남기고 있기도 하다. 21세인 1918년 대학에서 연체동물에 관한 논문으로 동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피아제의 관심은 생명체의 신체구조의 발생으로부터 정신구조의 발생으로 옮겨갔다. 피아제는 지식의 근원에 관한 발생학적 의문에 답을 얻기 위해 한동안 인식론적 철학에 몰두하였으나 지나치게 사변적인 철학적 접근에 과학자로서 실망했다고 털어놓고 있다. 23세 때 피아제는 아동심리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과학적 접근에 의해 마음의 발달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아동의 정신구조의 발생과 변화과정의 연구에 전 생애를 걸었으며, 스스로 자신의 연구분야를 발생론적 인식론이라 불렀다. 피아제는 파리에 있는 연구소에서 아동용 지능검사 제작에 관여하면서 어린이들의 오답과 실수는 일정한 유형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고, 아동들의 사고체계의 독특성과 사고의 질적 변화를 전제로 하는 그의 인지발달이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