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문기
1세를 전후해서 영아가 낱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언어발달이 시작된다. 이 시기의 언어발달은 대체로 일어 문기, 이어 문기, 후기 언어발달의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일어 문기는 영아가 첫 낱말을 말하기 시작하는 10개월에서 13개월경으로부터 두 개의 낱말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약 18개월 전후까지의 시기를 뜻한다. 이 시기에 영아는 한 번에 하나의 낱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 영아가 알아듣는 낱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 영아가 알아듣는 낱말의 수는 이들이 상요하는 낱말의 수보다 많다. 일어 문기 동안에 영아의 낱말 획득 속도는 느린 것 같으나, 약 18개월을 전후해서부터 영아가 사용하는 낱말의 폭발적인 증가가 나타난다. 영아가 일어 문기에 사용하는 낱말은 대체로 6개의 범주로 나뉜다. 이 중에는 친숙한 사물이나 대상의 이름이 약 60-70%를 차지하며, 행위 어가 약 10-30%를 차지한다. 사물의 이름 중에서도 꽃, 개와 같은 기저 수준 범주의 이름이 장미꽃, 삽살개와 같은 구체적인 이름이나 식물, 동물과 같은 보다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명사보다 빨리 획득된다. 일어 문이란 영아가 하나의 낱말을 단순히 하나의 대상을 지칭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낱말로 문장의 의미를 전달하려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아가 공이라 할 때는 이것은 형의 공이다. 나도 공을 갖고 싶다. 공던지기를 하자 등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러한 영아의 일어 문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아동이 전달하려는 의미를 정확하게 분석해 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과잉 확대와 과잉 축소
일어 문기의 영아는 자신의 획득한 낱말을 흔히 부적절하게 사용한다. 과잉 확대는 하나의 낱말을 적절하지 않은 다른 대상에게까지 일반화시켜 사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예를 들어, 영아는 개를 고양이, 송아지 등 다른 대상을 지칭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잉 확대는 대체로 모양이 지각적으로 유사하거나 그 기능에 공통성이 있거나, 같은 범주에 속하는 대상에 대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지각적 유사성을 주장하는 의미 자질 가설과 기능의 공통성을 주장하는 기능적 유사성 가설은 한때 연구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두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를 배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다. 1세 영아가 사용하는 75개의 낱말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이 낱말들을 과잉 확대해서 사용하는 비율은 약 33%에 달했다. 과잉 축소 현상은 어떤 범주에 속하는 하나의 낱말을 그 범주 전체가 아닌 특정 대상에 국한하여 사용하려는 지칭 오류를 뜻한다. 집에서 기르는 진돗개를 개라고 부르는 영아가 다른 종류의 개는 개가 아니라고 고집하고 부르기를 거부하는 예는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이다.
이어 문기
대체로 18-20개월 사이에 두 개의 낱말을 연결하여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이어 문기가 시작된다. 흔히 전신 어라고 부른 표현 속에서 읽을 수 있듯이 이 시기에 유아가 사용하는 이어 문은 조사나 연결사가 생략된 채 단순히 두 개의 명사와 명사, 명사와 동사 또는 형용사와 명사를 결합하여 문장을 만든다. 이어 문은 그 구조의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기능을 갖는다. 우리말과 영어에서 사용하는 이어 문의 유사성을 볼 수 있듯이 이 시기 유아가 사용하는 이어 문의 기능과 의미 관계는 대부분의 상이한 언어권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는 앞의 언어발달이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발달이 단순히 학습된 결과가 아니라 인간 고유의 생득적 경향성을 따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언어권 간의 보편적인 발달 현상은 사고와 개념의 획득을 포괄하는 인지발달의 보편성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이 시기 부모와 유아 간 상호작용의 공통성에 기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